메르스로 살펴보는 동학과 위생
# 1. 조선시대 후기에 이르면 괴질이 번졌다는 기록은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심심치 않게 확인해볼 수 있는데, 순조실록에만 9번의 기사가 남을 만큼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이었다. 이 당시 괴질은 콜레라라는 수인성 질병으로 현대에는 물만 끓여먹어도 걸리지 않는 병이라는 걸 알지만, 당시만 해도 이런 상황에 대해 전혀 인지를 하지 못할 때 였다. 도심을 지나는 하천에 빨래를 하고, 우물을 마시고 분뇨 등이 정화되지 않은 채 집 주변, 하천주변에 방치되다 싶이해서 위생적 문제가 많은 시기였다. 때문에 콜레라가 급속도로 창궐하여 조선조정과 백성들에게 공포를 안겨준 대상이 되기도 했다.
# 2. 메르스, 중동호흡기질병이라고 불리는 이 바이러스는 중동지방 낙타와의 접촉을 통해 감염이되는 일종의 감기 바이러스라고 할 수 있다. 먼나라 이야기같았던 이 바이러스가 평택에서 처음 그 모습을 드러낸 5월 20일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이래 전국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은 굉장히 선진적이라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러한 명성과는 달리 바이러스앞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국민들에게 공포가 확산되어 일명 메르스 포비아(메르스 공포)라는 말이 나왔다. 이런 와중에 늑장 대응을 했던 정부는 국가안전처 명의로 긴급 재난문제를 보내어 개인의 손과 위생에 신경쓰라는 문자를 보내어, 많은 사람들에게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조선말기 괴질이 창궐한 이면에는 환경적으로 비위생적이었다는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 남겨진 사진자료를 보면 대로변에 인분이 아무렇지 않게 널려있고, 외국인들이 바라본 조선은 그야말로 돼지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동학을 믿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에서는 이러한 괴질과 같은 질병의 위험에서 안전했다는 소리가 공공연히 퍼져나가고 있었다. 남겨진 기록에 따르면 동학의 창시자 수운 최제우에게는 역병을 고치는 신통한 힘이 있다고 전하는데, 실상은 동학에서 위생과 관련하여 신경을 쓰고 있었기에, 이러한 괴질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3대 교주였던 손병희가 교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남긴 글인 "위생을 위한 글월" 보면 거처청결, 즉 신체와 거처를 깨끗하게 하는 것을 이야기하는데, 이는 집안팎을 깨끗하게 하고, 근처에 물을 버리지 말고, 몸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남기고 있다. 조선 후기 위생적인 관념이 없을 때 이러한 동학에서의 위생 관념은 교인의 확대와 더불어 괴질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가 되었다. 따라서 당시의 조선사회에서 이러한 위생을 설파했던 동학은 진일보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조선시대 이후 오늘날 위생에 대한 관념이 정립되면서, 더 이상 한국사회는 조선후기와 같은 비위생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새마을운동을 통해 마을을 깨끗히 정비하고, 사스와 신종플루를 거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제 손을 씻고, 개인 위생을 철저히 신경을 쓰는 것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상이다. 그런데 메르스 공포에 떨고있는 국민들에게 뒤늦게 국가안전처에서 긴급재난문자로 손을 잘 씻고, 위생에 신경쓰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이미 많은 방송과 경험을 통해 말하지 않아도 잘하고 있는 손씻기와 위생을 굳이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국가안전처의 사고방식이 조선시대 후기에 머물고 있는 것인지,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 문자를 보고 실소한 건, 1명으로 막을 수 있었던 메르스 바이러스를 지금처럼 전국에 퍼지게 했던 정부의 무능과 분노의 일성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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