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운 썸네일형 리스트형 동이의 꿈(4회) - 홍경래의 난(1) 두문불출하고 꼼짝도 하지 않고 누워 지내던 준기는 열흘이 지나고서야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옆에 놓인 종이에 동이가 그린 그림을 들여다보니 막대기를 든 사람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형상이 그려져 있었다. 준기는 아직도 부기가 빠지지 않은 부숭한 얼굴을 하고 동이에게 물었다. “동이야, 도대체 이 그림들이 다 무어냐?” “우리 선생님이 추는 칼춤인데 원래 큰 스승님이 추셨던 춤이라 하던데요.” “칼춤을 추는 선생님이 다 있단 말이냐?” “예, 우리에게 글 읽는 것과 글씨 쓰는 것을 가르쳐 주시는데, 그것 말고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세요.” “그게 무엇이더냐?” “움직이는 것이나 움직이지 않은 것이나,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것이나 이 세상에 있는 것들은 모두 귀한 존재래요.” “그래? 동이는 선생님이 .. 더보기 겨울이 깊을수록 봄빛은 찬란하다(3회) - 임최소현 사진설명: 구중궁궐 창덕궁의 일부 모습 대표들의 낯빛이 바뀌었다. 손병희는 낮에 비몽사몽간에 눈앞에 나타났던 장면이 이렇게 펼쳐지는 게 더욱 놀라웠다. 누군가 괘서를 붙인 후에 쫓기고 있었는데, 손병희 도력으로 무사히 빠져나갔음을 직감하였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잠시, 그는 이번 상소문의 대표로 이름을 올린 박광호 등 다른 대표들을 독려하여 서둘러 짐을 싸서 서울을 빠져나가야 했다. 조정에서는 이제까지 혹세무민하는 서학의 요설(妖說)에 싸잡힌 무지몽매한 집단이며 유리걸식하는 비적떼라고만 치부하던 동학도들이 엄정한 위의를 갖추고 정연한 이치를 펴는 것에 내심 놀랐다. 그들은 질서정연하였고, 나라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비판하고 걱정하는데다가, 최근에 걷잡을 수 없이 밀어닥치는 외세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비.. 더보기 동이의 꿈(2회) - 유배지(2) 그러나 용담 계곡의 그 장관은 오래가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주문을 왼다, 천제를 지낸다, 검무를 춘다 하는 소문이 퍼져 나가자 경주 관아에서 관인을 보내 사람을 모아들이고, 가르치는 일을 일절 중지하라는 엄명을 내렸다. 섣달을 며칠 앞두고, 수운은 조용히 행장을 꾸려 애제자 중희만을 데리고 길을 나섰다. 백사길은 간 곳을 모르는 스승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집에서 주문 공부에 정성을 기울였다. 가끔씩 인편에 가르침을 담은 가사를 전해 오는 것으로 스승이 강건하심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해가 바뀌어 봄이 오고, 여름이 한창에 접어들었을 때 홀연히 스승이 대추나무 골 백사길의 집에 나타났다. 스승은 당신이 머무는 것을 일체 입 밖에 내지 말도록 당부하고 백사길은 그 말에 따랐다. .. 더보기 작품 [님, 모심] - 작가의 말 작가의 말 문화재청은 120년 전 동학군의 유골을 2015년 2월 16일 화장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동학소설 팀은 문화재청과 진도군청, 독립기념사업회 등 홈페이지에 철회를 요청하는 글을 올리고, 문화재청 앞에서 2인 시위를 벌이기도 하였다. 또한, 기자와 관련 전문가를 동원해 위협하기도 하고, 지인들에게 동참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진도 동학군의 유골은 역사에서 영원히 사라질 위기를 면할 수 있었다. 하늘의 그물은 성글지만, 어느 것 하나 빠져나가지 못할 만큼 촘촘하다는 노자의 말이 떠올랐다. 나와 다른 존재, 나와 우주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한 점이라고 생각한 나 자신이 얼마나 많은 존재와 연결된 큰 존재인지, 나 하나의 생각과 행동이 주변에 얼마나 큰 파문을 일으킬지 생각하게 되면서 새..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