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썸네일형 리스트형 겨울이 깊을수록 봄빛은 찬란하다(1회) - 임최소현 제1장 무릎에 닿는 봄추위가 뼈 속까지 시리다 날은 화창하고 맑았다. 하지만 입춘을 조금 넘긴 날의 아침 공기는 아직 차갑고 매서웠다. 우마차 여러 대가 동시에 지날 수 있을 만큼 넓은 육조 거리에 우뚝 선 광화문은 마치 칼을 찬 장수처럼 고압적이고 위풍당당하다. 어설픈 잡인들은 결코 이 문을 통과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날 선 공기를 가로지르며, 흰 두루마기를 갖춰 입고 말총갓을 눌러쓴 헌헌장부 아홉 사람이 (뚜벅뚜벅) 걸어들어 왔다. 그들은 임금이 계시는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앞쪽을 향해 긴장된 발걸음을 옮겼다. 맨 앞에 선 선비의 손에는 붉은 보자기로 싼, 상소문을 올린 상이 들려 있었다. 광화문 뒤로는 늠름하게 높이 솟은 인왕산이 한눈에 들어왔다. 사헌부 정문 앞과 그 맞은편에는..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