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력산 썸네일형 리스트형 피어라 꽃(9회) 사월아 사월아 말총이는 잘 마른 마초를 새끼로 묶어 날랐다. 말총이는 새 저고리에 새 잠방이를 입었다. 사월이가 지어준 옷이다. 알맞춤한 길이였다. 몸에 맞는 새 옷을 입으니 구김살 없이 반듯한 얼굴과 몸이었다. 건초더미가 산처럼 쌓였다. 여름에 이렇게 준비해 놓지 않으면 말이 겨울내 먹을 수 없었다. 사월이가 텃밭에 앉아 있는 게 보였다. 솔을 베고 있었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사월이를 건초 더미 뒤로 불렀다. 사월이가 입을 다문 채 배시시 웃으며 다가왔다. 볼에 보조개가 깊게 파였다. 가무잡잡한 피부에 허리가 길고 곧았다. 말총이는 사월이의 손을 서둘러 잡았다. 그들은 올 가을에 혼인할 것이었다. 부모님이 사윗감으로 한마치를 점찍자 사월이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운 채 밥을 굶었다. 어머니는 동네 소문날까..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