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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정기

작품 [님, 모심] -11회 해월, 다시 일어서다(김현옥) 해월, 다시 일어서다 봄기운이 완연한 어느 날 다시 용담으로 갔다. 그러나 지난해 겨울 스승님은 행선지를 밝히지 않고 먼 길을 떠나 용담은 인적이 끊겨 있었다. 언제 귀환할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관의 지목이 들끓고, 가정리 일대 최씨 문중과 수운 스승님의 부친인 근암공의 제자들이 수운의 주변에 몰려드는 사람들을 보며 질색을 하는 바람에 기약 없이 용담을 떠난 것이라 했다. 금등골로 돌아온 해월은 다시 일상적인 삶과 수련을 병행하며 공부하는 생활로 돌아갔다. 7월 어느 날 묵상에 잠겼다가 스승을 생각하자, 경주 서면 박대여(朴大汝) 집이 눈앞에 환히 보였다. 급히 행장을 꾸려 집을 나섰다. 과연 그곳에 수운 스승님이 와 계셨다. 전라도 남원 땅에서 겨울을 지내고 여름이 되어서야 경주로 돌아왔다고 했다... 더보기
겨울이 깊을수록 봄빛은 찬란하다(9회) - 수심정기(守心正氣)의 경지 손병희도 장내리 도소에 들어와 해월 선생을 뵈었다. 그리고 광화문 복합상소 때 일들을 낱낱이 고했다. 덧붙여 자신이 광화문 복합상소 중에 경험했던 신비한 체험에 대해서도 여쭈었다. “제가 체험했던 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제가 귀신이라도 되었던 것일까요? 외국 공사관이나 교회당에 진짜 괘서가 걸렸던 게 사실이라면 제가 경험했던 일도 사실이라 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해월 선생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나서 이윽고 입을 열었다. “모든 것이 하늘님 기운의 조화이네. 내 몸에 탁기가 쌓이면 지혜의 눈을 가리게 되고, 내 기운을 맑고 밝은 경지에 들게 하면 하늘님의 신령한 기운으로 시공을 초월하여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을 자유자재할 수 있네. 그 경지를 곧 수심정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