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썸네일형 리스트형 피어라 꽃(10회) - 의신면 만길리 나치현에게 가다 사월이는 입은 옷 그대로 밖으로 나섰다. 군두를 따라가며 어그적거리고 걷느라 자꾸 처졌다. 군두는 애가 타서 뒤를 돌아보다가도 사월이가 아랫배를 누르며 찡그리는 것을 보고는 기다려 주었다. 동네와 좀 떨어져 언덕 위에 서 있는 관마청까지 왔다. 대문을 들어서자 부엌 쪽이 부산했다. 군두는 사월이를 이끌어 중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갑자기 고즈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사월이는 가슴이 옥죄이는 것 같았다. 좁은 마당 가운데에 아담한 정원이 있고, 댓돌 위에 갖신이 한 켤레 있었다. 감목관의 신발인 듯하였다. 군두가 목을 가다듬더니 아뢰었다. 감목관이 안에서 앉은 채 문을 열었다. “수고했네. 그럼 가 보시게.” “그런데 이 아이가 달거리 중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할깝시오?” 감목관이 못마땅한 듯 헛기침을.. 더보기 피어라 꽃(3회) - 하조도 뱃사람 박중진 하조도 뱃사람 박중진 박중진은 손행권과 함께 영광 법성포로 향했다. 모아 놓은 건어물을 넘기고, 그물을 짤 면사와 칡줄도 사야 했다. 손행권은 진도 고군 임성포 사람이다. 박중진과 손행권의 아내는 해남 삼촌면에서 함께 자란 동무였다. 아내들이 동향인지라 그들도 서로 친했다. 그러나 그들의 이번 법성포행에는 또 다른 목적이 있었다. 박중진은 항상 법성포 박중양과 어물 거래를 하였다. 그는 영광, 무장 등지에 물건을 넘기는 객주였다. 박중진은 그의 집에서 일하는 김유복을 통해 그들이 동학도인인 줄을 알고 있었다. 박중진이 박중양에게 은밀히 동학에 대해 물었다. 박중진에게 띄엄띄엄 동학을 전하던 박중양은 더 깊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박중진을 위해 태인 대접주 최경선을 한 번 모셔오겠노라고 했다. 들물을 따..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