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각은장도 썸네일형 리스트형 섬진강은 흐른다(3회) - 1장 의형제 제1장 의형제 경덕사 스님은 오늘 산 아래 구동마을로 탁발을 나가려고 마음먹었다. 듣자 하니 아랫마을에 양부자가 인색하고 고약하기로 소문이 났다고 하였다. 며칠 전에 들른 구동댁 이야기다. 양부잣집에서 논을 몇 마지기 얻어 농사를 지은 지 몇 해가 넘었건만 갈수록 살 길이 막막하다고 하소연이었다. 일 년 내내 갖은 애를 쓰고 농사를 지어 놓으면 가을걷이를 하기가 바쁘게 나락수로 다 뜯어가 버려 겨울에는 자식을 굶기게 생겼다고 하였다. 견디다 못해 몇 마디 말을 내어 인정을 좀 보여주십사고 양부자에게 청을 하면 양부자란 사람은 농부들의 사정쯤에는 눈도 깜박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오히려 자기 눈에 조금만 거슬려도 부쳐 먹는 땅을 바로 뺏어가 버리는 통에 살기가 무섭다고 하였다. 스님은 오늘 그 양반 버릇 한..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