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딸, 용담할미(2회) - 평생제자 김연국을 만나게 된 사연 (이필제의 난의 여파로 피신하면서 해월은 첫째 부인 손씨와 헤어져 서로의 소식을 알 수 없게 되고 둘째 부인 김씨와 살게 되는데...) 이곳 단양 도솔봉 아래 사는 날부터 연화는 예전의 모습을 다시 찾아갔다. 어린 동생들, 솔봉이와 윤이도 생겨났다. 이젠 스무 살의 과년한 처녀가 된 연화는 11살, 14살 터울의 솔봉과 윤에겐 어머니 같은 누이요 언니가 되었다. 김 씨도 연화와 둘이 살 때엔 이런 행복이 다시 오리라 생각지 못했다. 새로 만난 남편은 한없이 어질고 부지런했으며 찾아오는 이들이 많았지만, 그들은 한결같이 점잖았다. 남편에게 쉴 새 없이 무언가를 묻고 말씀을 듣는 표정들은 더 없이 부드럽고 온화했다. 돌아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한층 평화로운 미소가 감돌았다. 손님 뒤치다꺼리가 많아도 하나도 .. 더보기 피어라 꽃(3회) - 하조도 뱃사람 박중진 하조도 뱃사람 박중진 박중진은 손행권과 함께 영광 법성포로 향했다. 모아 놓은 건어물을 넘기고, 그물을 짤 면사와 칡줄도 사야 했다. 손행권은 진도 고군 임성포 사람이다. 박중진과 손행권의 아내는 해남 삼촌면에서 함께 자란 동무였다. 아내들이 동향인지라 그들도 서로 친했다. 그러나 그들의 이번 법성포행에는 또 다른 목적이 있었다. 박중진은 항상 법성포 박중양과 어물 거래를 하였다. 그는 영광, 무장 등지에 물건을 넘기는 객주였다. 박중진은 그의 집에서 일하는 김유복을 통해 그들이 동학도인인 줄을 알고 있었다. 박중진이 박중양에게 은밀히 동학에 대해 물었다. 박중진에게 띄엄띄엄 동학을 전하던 박중양은 더 깊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박중진을 위해 태인 대접주 최경선을 한 번 모셔오겠노라고 했다. 들물을 따.. 더보기 비구름을 삼킨 하늘(2회) - 프롤로그(2) 프롤로그(전회에 이어 계속) 가까운 거리에서 보는 그녀의 얼굴이 어린아이처럼 천진스럽고 고집스러웠다. 핏기 없이 창백한 얼굴은 작은 점 하나 없이 투명했고 울어서 부은 눈과 선이 고은 콧날은 단아하고 고왔다. 그러나 소녀의 입매는 고집스럽게 꾹 다물어졌으나 가끔씩 초조한듯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서영이와 비슷한 나이로 보이니 열여섯 일곱 가량 되겠구나.’ 이유상은 소녀의 작은 얼굴을 바라보며 정혼자였던 서영을 생각했다. 서영을 떠올리자 스스로 목숨을 끓으려는 소녀에게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산목숨을 끊으려 하다니, 도대체...” 유상이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다 말고 소녀와 눈이 마주치자 입을 다물었다. 소녀가 고집스럽게 아래쪽으로 내리 깔았던 눈을 들어 이유상을 쏘아보는.. 더보기 이전 1 ··· 47 48 49 50 51 52 53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