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에 부는 바람(4회) - 박이용운 내포에 부는 바람(4회) “나으리, 지나간 일이지만 혼사 일로 저를 많이 원망하셨지유?” “삶이 원망스러웠습니다만, 지나간 일입니다.” “이제사 얘기인데 당시 순섬 아씨 아버지에게 나으리의 어머니 신분을 고자질한 사람이 누군지 아시나유?” 월화는 우울한 얼굴로 이창구를 쳐다보았다. “누구면 어떻습니까. 알고 싶지 않습니다.” “덕산 수령이었어유.” “예?” 이창구는 깜짝 놀랐다. 덕산 수령이 대체 내 혼사에 무슨 억하심장이 있단 말인가? “그 당시 혼사를 훼방 놓은 자가 누구인지 사람을 시켜 알아 봤어유. 덕산 수령이더라구유. 관 창고에 쌓여 있는 곡식을 5할의 장리로 빌려주어 이문을 남기려는디 나으리가 2할의 단리를 받고 있으니 방해가 되었던 거지유. 너 좀 당해 봐라 한 거지유.” “장리 문제는 알고.. 더보기 깊은 강은 소리 없이 흐르고(4회) - 동백 숲에 흐르는 도인의 꿈 제2장 동백 숲에 흐르는 도인의 꿈 정월 초사흗날 새벽 당제(堂祭)가 시작되었다. 마을 앞 성황당에는 목욕재계한 제사장이 흰 두루마기에 갓을 쓰고 정중한 자세로 제수를 올리고 있었다. 정초에 제사장(祭司長)으로 지목된 이는 일 년 동안 궂은 곳에 드나들지 않으면 몸을 정결하게 가꾸곤 했다. 천관산 기슭에서 길어온 물로 제수를 새롭게 지었고, 제단(祭壇)에는 잘생긴 말 한 필이 금방이라도 푸른 초원을 달려가려는 듯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그것은 마을 사람들이 돈을 모아서 만든 동상(銅像)이었다. 제주도에서 기른 말이 육지로 들어오는 포구 주변에는 말을 신으로 모시는 당제가 많았다. 대흥면 연지리 성황당에도 마신을 모시는 당제가 진행 중이었다. 제사장의 명령에 따라 함께 참여한 마을 어른들의 재배와 헌주가 .. 더보기 작품 [님, 모심] - 4회 원주와 해월 최시형 원주와 해월 최시형 “선생님, 해월 선생은 원주에서 붙잡힌 다음 어떻게 되셨어요?” “원주에서 문막까지 가서 거기서 뱃길로 여주를 거쳐 서울로 끌려간 다음 압상되어 서소문 감옥에 갇히셨지. 이때 모모한 제자들이 모두 서울로 몰려들었고, 이종훈이란 도인이 일선에서 해월 선생과의 연락을 도맡았는데 서소문 감옥의 간수 두목 김준식을 찾아가 의형제를 맺었다고 하더군.” “보통 분이 아니시군요.” “이종훈은 동학에 입도한 직후에 보은 취회가 있었는데 큰돈을 들여 그 비용을 충당하면서 두각을 나타냈고, 동학혁명 당시에 지혜와 용력을 발휘하여 관군과 담판을 지은 일로 여주 일대에서 동학도들의 명망을 얻었지. 하여 일제강점기인 기미년(1919) 3‧1 운동 때 민족 대표 33인으로서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분이기도 하지... 더보기 이전 1 ··· 45 46 47 48 49 50 51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