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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월의 딸 용담할미(9회)-오빠의 죽음 (2년간의 합법투쟁은 소용이 없게 되고, 청산으로 이사한 뒤 오빠를 잃게 됩니다.) -보은 취회 “엄니, 일이 점점 커지나봐요.” “그래, 수천 명씩 모여서도 일이 안 풀리니 이제는 수만 명이 모이려나 보더라.” “연화 언니랑 형부는 벌써 청산 집에서 보은 쪽으로 오가며 준비를 하고 있대요.” “연화가 고생이 많구나. 여기저기 연통 다니랴 아버님 말씀 받아 정리하랴.” “정말이에요. 연화 언니랑 연국이 형부가 없었으면 어땠을까요? 아이가 안 생기는 게 걱정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러니까 남장도 하고 홀가분하게 이 일 저 일을 맡아 할 수 있으니 다행이에요.” “그래 수행도 열심히 한다지? 둘이 어쩜 그렇게 한결같은지.” “보은 취회 때는 우리도 가야지요?” “그럼, 전국에서 못해도 수만 명이 모인다니 모두 가.. 더보기
섬진강은 흐른다(8회) - 6장 삼례취회(1892년) 6장 삼례취회(1892년) 임진년(1892년) 가을에 혼례를 올린 새신랑 유석훈은 서엽이와 함께 하는 나날이 좋았다. 밖에서 일이 있어도 빨리 집에만 가고 싶었다. 서엽이와 동학을 이야기하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것이 좋아 겨울이 와도 추운 줄 몰랐다. 날마다 얼굴에 웃음을 달고 사는 그에게 삼례에서 열리는 교조 신원을 위한 모임 참여하라는 경통이 왔다. 새신랑 유석훈은 그 소식도 좋았다. 이제 사람들은 동학 세상으로 가는 새로운 길을 뚫고 있다. 거기에 자신이 할 몫이 있다. 지난번 공주 모임 때는 광양까지는 차례가 돌아오지 않았다. 처음 하는 일이고 보니 충청도 인근의 도인들 중심으로 참여자를 제한한 거라 했다. 이번 대회에 광양 동학 도인들은 다 가는 거다. 서둘러야 한다. “여보, 이번 삼례 모임.. 더보기
동이의 꿈(9회) - 백두산 이야기 (3) 나라의 법부 훈령이 떨어지자 황해도 감사는 포교 여섯 명을 아전 한상유 집으로 보냈다. 포졸들이 도착했을 때 백사길은 초리면으로 떠나고 없었다. 병자를 치료하러 갔다는 말에 문화현 포교 여섯 명과 그 수행인들, 우종수의 집을 아는 한상유까지 모두 열세 명이 그길로 우종수의 집에 달려 온 것이다. 모두들 차려낸 열세 개의 밥상에 앉아 말없이 밥을 먹었다. 새벽 동이 트기도 전 일행은 캄캄한 길을 나섰다. 우종수는 백사길을 호송해 가는 포졸들에게 먹을 것과 여비를 주며 아무쪼록 백사길을 잘 모시고 가 달라고 당부했다. 백사길은 앞으로 자신은 여기에 오기 힘들 것이라며 우씨 모친을 위해 처방문을 길게 써 주었다. 우종수는 자기 모친을 살려준 백사길이 이렇게 죄인으로 집을 나서게 되자 마음이 착잡하여 친분이 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