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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름을 삼킨 하늘(12회)-3장 1892년 공주 3장 1892년 공주 해월은 눈을 감은 채 미동도 없었다. 그와 뜻을 같이하는 강시원이 걱정스런 얼굴로 해월을 보았다. 해월 앞에 앉아 있던 서장옥, 서병학, 윤상오는 숨을 죽이고 그의 입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접장들께서는 법헌의 고민을 모르셔서 이러십니까? 20년 전 이필제와 함께 도모했던 영해 거사의 실패로 조직이 풍비박산이 나고 관의 탄압으로 숨조차 쉴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에도 법헌께서는 몇 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기셨고, 사가의 많은 분들이 붙잡혀서 고초를 겪고 또 죽은 이는 얼마입니까? 그 고초 끝에 이제 도의 운수가 안정되어 충청도와 전라도에까지 도인들이 없는 데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교세는 관에 맞서 싸워서가 아니라 정성 들이고, 공경을 다하였기에 이룩한 것입니다. 이제 세력이 수십 .. 더보기
해월의 딸 용담할미 (12회) - 청산은 붉게 물들고 어거지로 시집가다 (일본군은 "민나 고로시-모조리 죽여라!"는 명령을 받고 조선에 쳐들어왔다. 앞으로의 정복에 방해가 되는 동학군을 전멸시키기 위해 동학지휘부가 있던 청산과 보은은 이 잡듯이 뒤지며 문서를 수집하고 수차례 방화를 저질렀다.)- 일본군의 작전-모조리 살육하라! 9월 18일 총력 기포가 결정되고 이 소식은 빠르게 옥천, 영동, 보은, 황간, 충주, 괴산, 청주, 청안, 덕산, 목천, 서산, 공주, 당진, 안면도, 염천, 태안, 양지, 여주, 양근, 수원, 안성, 음죽, 원주, 홍천, 횡성으로 전달되었다. 20만 명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본은 동학당을 모조리 잡아 없애기 위한 병력을 따로 파견하는 일이 당장 급한 일이라고 판단했다. 천황의 인가하에 이미 살육진압경험이 있는 야마구치현 히코시마(彦島) 수비병 1.. 더보기
섬진강은 흐른다(11회) 9장 동학의 꿈 9장 동학의 꿈 광양 도인들은 원평 너른 들판을 관통하는 원평천 왼편으로 자리를 잡았다. 원평장터에 마련된 도소에서는 좀 떨어져 있지만 물가 언덕 쪽으로 돌담을 쌓고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지내고 있었다. 인산인해를 이룬 보은 장내리를 보고 온 유석훈과 양계환도 저녁밥을 먹은 후 사람들에게 보은 다녀온 이야기를 하느라고 소란스러웠다. 그때 김개남 대접주가 들어왔다. “유석훈 접주, 양계환 접주, 우리 이야기 좀 나눌께라?” “예. 뭔 일이시당가요?” “별일이 있는 것은 아니고 짬 날 때 광양 접주님들이랑 동학 이야기를 좀 하고 잡소.” 유석훈은 놀란 얼굴을 펴면서 대답했다. “김개남 대접주를 뵙는 것만 해도 영광인디 동학 말씀을 나누어 주신다먼 참말로 좋지다.” 유석훈은 김개남 대접주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