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에 부는 바람 (12회) - 보은집회 제6장 보은 집회 1. 광화문 상소에 소두로 참여한 덕산 도인 박광호를 잡아들이라는 조정의 칙령을 받아들고 면천 군수 조관재는 골치가 아팠다. 게다가 앞으로 동비들이 소란을 일으키는 경우 그 지역 수령을 문책하겠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하기사 덕산 수령이나 예산 현감에 비하면 본인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소두 박광호와 봉소 박인호가 속해 있는 덕산 수령과 봉소 박덕칠 관할 지역인 예산 현감은 회합 내내 한숨만 쉬었다. 조관재는 이창구가 봉소 명단에서 빠지는 바람에 한시름 놓았다. 그러나 안심할 상황이 아니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동학 내에서의 이창구 위치는 박인호나 박덕칠과 같으면 같았지 못하지는 않다고 했다. 오히려 이창구의 접의 세력이 더 커지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박인호나 박덕칠보다 나을 거라고 .. 더보기 꿈이 있더냐(12회) - 3장 탄생, 비밀과 기쁨 며칠 뒤 김은경은 아들과 함께 인근의 흑성산(黑城山)을 찾았다. 동경대전을 간행하는 작업을 하느라 꼬박 반년 이상을 쉼없이 보낸 것 같았다. 날이 차 입을 열때마다 허연 입김이 선명했다. 산을 오르느라 등허리에 땀도 흘렀다. 정상에 오르니 천안과 목천이 한눈에 들어왔다. 흑성산의 옛 이름은 검은성(儉銀城)이다. 지관들은 오래전부터 검은성을 한양의 외청룡이라며 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길지형국이라고 말했다. 인근 승적골은 오목(덜목, 제목, 칙목, 사리목, 돌목) 사이에 사람이 살기 좋은 땅이라고들 했다. 그래서 피난처라는 얘기도 있었다. 이제 동경대전 간행이 목전이다. 김은경은 하루하루가 조급했다. 잠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었다. 도인들의 열망이 모여진 숙원이 이제 눈앞에 펼쳐지게 된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더보기 경상도편 (8회) - 이하백아 왜 왔나? 홍조동아 왜 죽였나? (상주에도 동학도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해월은 멀리 문경의 소야까지 포덕. 군위처녀 운매와 의성총각 이하백의 만남은... ) 숨이 멈출 것 같았지만 꼼짝도 못하고 바위에 붙어 있었다. 호랑이떼도 망대에 있는 사람들처럼 좀체 돌아갈 줄 몰랐다. 도치는 죽을 맛이었다. 일어설 수도 없고 달려갈 수도 없고 그대로 바위에 붙어 있어야 하다니, 금방이라도 호랑이가 달려들 것 같아서 몸이 덜덜 떨렸다. 이윽고 한낮의 태양이 서쪽으로 기울고 긴 산 그림자가 들녘을 삼켜 버리자 이야기가 끝났는지 사람들이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도치는 긴장해서 호랑이 떼를 바라보았다. 몸을 숨기고 눈빛만 번득이고 있던 호랑이 떼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그르렁거리고 있었다. “선생님! 이제 상주에도 도인들이 모래알처럼 많아졌습니다.” 얼굴이 ..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8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