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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월이(8회) - 불난 집을 보고도 그냥 못 본 척 하자는 겁니까? 득달같이 달려온 의원에게 윤지영을 맡기고 은월은 방에서 물러나왔다. 잠시 후 은월은 박영채가 내어준 옷을 입고, 박영채와 마주앉았다. 박영채는 차를 건네며 말했다. “윤지영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더 이상 인연을 만들지 않았으면 합니다.” “무슨 말인지요?” “지난 회합 때에도 은월 접장이 추천해서 참여시켰지만 접내에서 말이 많습니다.”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허허허….” 박영채는 웃으면서 말을 했다. “은월 접장이 추천한 거 아닙니까?” “젊은 도인들이 뜻을 모아 추천한 것을, 무슨 연고로 제가 한 일이라고 넘겨짚어 말씀하십니까?” “젊은 도인들이 만든 충의가 바로 은월 접장이 뒤를 봐주고 있으니 은월 접장이 추천한 거지요.” “박 접장도 참 딱하십니다. 그리 억지를 부리다니 말입니다.”.. 더보기
경상도편(4회)-잠시지만 해방세상을 맛보고... (정나구등 농민들은 일시적으로 관아를 점령하지만...) “우리는 지난 장날 이후로 기대를 마이 하고 있어. 뭔가 이뤄질 듯한 분위기를 느끼지 않았나. 그래서 한판 씨기 붙고 나서 우리들에게 돌아올 이익을 생각하매 희망에 들떠 있재. 그런데 우리들 희망이 불씨를 댕기기도 전에 꺼지게 되가 서그푸고 다른 사람들도 아마 화를 낼거라. 성난 농민들이 무슨 행동을 하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여.” 오복은 말을 마치고 물기 어린 눈으로 허공을 바라봤다. 정나구도 고개를 끄덕이며 허망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이 일에 손을 댔응께 먼가 지대로 결판을 내야지. 아직 희망은 있어. 우리가 우째 나오는 가에 따라서 일이 달라질거라.” 정나구는 말을 하면서 다음으로 무엇을 해야 할 지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이대로 갔다가는 농.. 더보기
작품 [님, 모심] - 8회 영해 교조신원운동 (김현옥) ◾1871년 해월 최시형 선생과 동학교도 등 수백 명이 거사를 위해 모였던 영해부 서면 우정동 (현재의 영덕군 창수면 신기2리 형제봉 아래) 병풍바위. ◾대동여지도 상의 영해부 지도-영해동학군의 진입과 퇴각로. 붉게 둥근 표시된 곳이 형제봉이다. 2. 벼랑 끝에서 영해 교조신원운동이 끝나고 (1871~) 해월 최시형, 강수, 이필제, 김낙균 등 영해 교조신원운동을 일으킨 주모자들은 살아남은 도인들과 함께 영해부에서 용화동 일월산 아래 윗대치를 거쳐 봉화군 춘양면 각화산으로 숨어들었다. 해월 일행은 숲 속에서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나무가 울창하여 어둡고 음침했다. 여염 사람이 쉽게 들어올 수 없을 것 같았다. 모두 말이 없었다. 신발도 꿰신지 못할 정도로 급하게 피해온 길이다. 수운 최제우 동학 교조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