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의 딸 용담할미(7회)- 큰어머니의 죽음과 새어머니의 등장 (윤과 새어머니 손씨/ 심상훈은 어떤 인물인지 유의해보세요.) 윤은 손 씨 큰어머니에게 괜스레 미안하고 송구한 마음이 들어 젊은 어머니가 오게 될 모양이라는 걱정의 뜻을 비추어보았으나 이미 쇠잔할 대로 쇠잔해진 큰어머니는 다만 감사할 뿐이라며 윤이 어른의 보살핌을 받게 된다면 다행한 일이라고 말해주었다. 새어머니는 젊고 시원시원했다. 손 소사가 큰댁을 어머니처럼, 윤을 동생처럼 스스럼없이 대하고 집안 살림을 규모 있게 꾸려내는 것을 보고 주변사람들은 모두 한 걱정을 덜게 되었다. 윤이는 집안일을 도우며 짬짬이 다시 공부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언문으로 된 책은 쉽게 읽고 쓸 수 있어서 집을 드나드는 아저씨들에게 책을 구해 달라 부탁해서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다. 저녁에는 언니 같은 손 소사에게 이런.. 더보기 섬진강은 흐른다(6회) - 4장 개벽운수 4장 개벽운수(開闢運數) 동학 공부를 하기로 약속하고 헤어진 지 며칠도 되지 않아 양계환은 동학 공부 모임이 구례에서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구례로 가는 길은 아름다웠다. 봄바람은 가지 끝에 잔설처럼 남은 매화 꽃잎을 날려 행인들의 코끝을 간질였다. 산에는 흐드러지게 핀 왕벚꽃이 온통 세상을 환하게 만들었다. 청년들은 별 일이 없어도 가슴이 설렜다. 해가 중천에 닿으려면 아직 시각이 좀 남았는가 싶은데 구례 임정연의 집에는 젊은 청년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흔 아홉 칸은 아니어도 그 근동에서 제법 크고 넓은 집이건만 청년들 여남은 명이 들어서자 집이 꽉 찬 듯했다. 그 집 아들 임봉춘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손님을 맞이했다. 광양의 양계환, 유석훈, 조두환, 서윤약, 한군협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 더보기 동이의 꿈(7회) - 백두산 이야기(1) 3장 백두산 이야기 병인년(1866년)이 되었다. 백사길이 경주를 떠나 온 지도 거의 두 해. 그가 머무는 방에는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었다. 민란을 주도하기 위해 은밀히 거사를 문의하는 사람도 있었고 돈벌 궁리를 하여 찾아오는 사람도 있었다. 백사길은 물이 흐르듯 변함없는 표정으로 오가는 사람들을 맞았다. 준기에게 침놓는 것을 가르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가을부터였다. 말귀가 밝은 준기가 가르쳐주는 대로 제법 잘 하게 되었을 때 백사길은 자신의 몸에 침을 놓게 하였다. 행여 준기가 자신의 재기만 믿고 자만할까 보아 혹독하게 훈련을 시켰다. 눈물을 쏙 뺄 만큼 혼쭐을 내는 일도 있었다. “정신을 어디에 놓고 있는 것이냐!. 순간의 판단이 목숨을 가르게 되는 것이다. 항상 아무 것도 모르는 무의 상태라고 생.. 더보기 이전 1 ··· 26 27 28 29 30 31 32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