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더냐(6회) - 변김경혜 벅차 오르는 희망, 동학의 뜻은 넓게넓게 퍼져라 “멀리에서도 와 주셨습니다. 이 추운 날,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셨으니 우리의 마음이 분명 하늘에 전달될 것입니다. 오늘 각수 작업을 앞둬 작은 제를 올리려고 합니다. 여기 오신 도인들은 모두 한마음이라 생각합니다.” 김은경의 말에 도인들은 작은 제상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떡과 과일, 막걸리가 단출했다. 해월 스승님은 제수 갖춤에서 허례허식을 경계하라고 했다. 제수용 술과 떡, 국수, 생선과 과일, 포와 튀각, 채소와 함께 향과 초만 있으면 족하다고 했다. 또 제를 지낼 때 고기를 쓰지 않도록 당부해 제사상이라고 해봐야 소박하기 그지없었다. “오늘 같은 잔칫날에 노래 한 번 못 부르는 게 아쉽네 그려.” 누군가의 말에 도인들은 저마다 고개를 끄덕였다. 근래.. 더보기 꿈이 있더냐(5회) 벅차 오르는 희망, 동학의 뜻은 넓게넓게 퍼져라 “우리 도인 중에 유선이 어머니라고 계십니다. 남편은 제물포로 떠난 지 몇 해 됐는데 지난해 다녀간 뒤로 올 초부터는 소식이 끊겼답니다. 아이는 갓 돌을 지난 계집아이와 네 살, 일곱 살 사내아이까지 셋입니다. 아이를 낳았는데 먹을 게 없어 젖이 안 나오니까 우리 도인들이 십시일반 조금씩 도와주었습니다. 그러다 작년 봄 동학에 입도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못가 세상을 뜰 것 같습니다. 의원 말이 이레를 넘기지 못할 것 같다는데 이제 이틀 남았습니다. 그런데 어제 저희 어머니에게 그 유선이 어머니가 이걸 주셨습니다.” 칠성이가 가슴팍에서 명주천을 꺼내들더니, 손바닥위에 펼쳐보였다. 거기엔 하얀 버선 두 짝이 놓여있었다. 칠성은 둥그렇게 둘러앉은 방 가운데 버선.. 더보기 깊은 강은 소리없이 흐르고(6회) - 동백 숲에 흐르는 도인의 꿈(3) 덕도 앞 바다에 보름달이 떠올랐다. 수평선으로 떠오르는 정월 대보름달이 천천히 떠오르자 수면 위로 은빛 물결이 찬란하게 펼쳐졌다. 이인한은 윤접주의 마당에서 바다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포구에서 왁자한 소리가 들려왔다. 이인한은 골목을 살폈다. 이제 곧 앞 섬에서 입도식을 치르러 도인들이 올 터였다. 그런데 윤범식이 아들 성도와 마루에서 뛰어 나와서 포구를 내려다 보았다. “아무래도 심상치 않습니다. 짚이는 게 있는데 내려가 보십시다.” 윤범식이 먼저 골목길을 내다르며 이인한에게 길을 터주었다. 성도가 이인한과 윤범식의 사이로 파고 들며 속삭였다. 밤바람이 돌담사이로 스치며 성도의 말을 가르고 있었다. “오늘 밤에 나타난 수졸들은 메두기타작을 시키겠다고 벼르고 있었어요.” 윤범식은 뒤로 쳐지며 성도의 뒤.. 더보기 이전 1 ··· 33 34 35 36 37 38 39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