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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월의 딸 용담할미(5회) - 어머니, 큰어머니, 새어머니 (열 살이 된 윤이 아버지 해월의 첫 부인 손씨를 만나는 장면) 2. 어머니, 큰어머니, 새어머니 (1886~ ) -큰어머니 손씨 아버지의 첫째 부인이라니? 아이들은 눈이 둥그레져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았다. 방으로 올라선 김 씨가 손 씨에게 큰절을 하자 손 씨는 맞절을 했다. 손 씨는 수시로 쿨럭거리며 타구에 가래를 뱉는 것이 건강이 안 좋은 듯했다. 아이들은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바로 쓰러져 잠이 들었고, 오랜만에 만난 두 여인네는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래, 어린 것들 데리고 사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은가?” “저야 힘들기는 해도 아이들이랑 사느라고 적적할 틈도 없지요. 형님은 혼자 얼마나 적적하시겠어요? 몸도 불편하신데. 제가 그저 송구할 따름입니다.” “그게 자네 .. 더보기
섬진강은 흐른다(4회) - 2장 광양민란 2장 광양민란(1889년) 의형제를 맺은 양계환과 유석훈은 금세 십년지기 친구가 됐다. 의형제라서가 아니라, 어쩐 일인지 속생각까지 찰떡궁합이었다. 그 합으로 세상 이야기 나누는 것이 좋았다. 추수가 끝난 어느 날 계환은 석훈의 집을 찾았다. 그날따라 석훈은 유독 반가워하며 계환의 손을 잡아 방으로 끌었다. 방에는 낯모르는 젊은이가 있었다. 젊은이는 단단해 보였다. 계환이 들어서자마자 눈을 빛내며 수인사를 건넸다. “반갑소. 지는 조두환이요.” 엉겁결에 수인사를 받으면서 양계환도 얼른 고개를 숙였다. 그러고는 석훈 쪽을 살폈다. 눈길이 마주친 석훈은 웃으면서 청년을 소개했다. “계환이, 이 친구는 여그 봉강 사는 조두환이구마. 좋은 친군게 잘 사귀어 보소.” 그때서야 계환이도 얼굴 표정이 누그러지며 말을.. 더보기
동이의 꿈(5회) - 홍경래의 난(2) “운보 아버지, 차라리 우리도 정주성에 들어갑시다. 봉기군은 관군처럼 사람을 마구 죽이지는 않는다고 합디다. 여기서 이러다가 우리 운보에게 험한 꼴 보이겠소.”한참을 울며 통곡을 하던 운보 어머니는 망설이는 남편에게 매달렸다. 하나 남은 자식 운보를 어떻게 해서든지 살리고 싶었다. “성안에 쫒겨 들어가 어찌 겨울을 보내겠는가, 차라리 다른 곳으로 피하는 게 낫지 않겠어?” “아이고 운보 아버지, 지금 저게 눈에 보이지 않소? 어째 살아있는 목숨을 통째로 버리려 합니까?” “차라리 남쪽으로 도망가는 게 그래도 낫지 않겠나?” 내외는 운보를 끌어안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산으로 도망 온 동네 사람에게 마을이 물샐 틈 없이 포위되어 있다는 말을 듣고 모든 것을 체념하고 돌아섰다. 그리고 관군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