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세상에 살고 싶다
신록이 우거지고 새가 지저귀고 아름다운 꽃들이 천지를 감싸는
그런 곳은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인간이 인간을 해치지 않는 세상,
사람 때문에 사람이 죽는 법은 없는 세상
그런 곳에 살고 싶다.
맘 놓고
NO KNIFE, NO WAR, NO WEAPON을 외칠 수 있는
그런 세상에 살고 싶다.
후기 조선
내포지역에도
나와 같은 꿈을 꾸는 이들이 있었다.
사람들은 이들을 동학 도인이라고 불렀다.
그들은 인간이 하늘임을
알고, 모시는 자들이었다.
또 하나의 세력이 있었다.
조선을 집어 삼키려는 왜양 세력들
개인의 욕망을 위해 민중을 수탈하는 세력들
그들로 인해 조선의 백성들은
제대로
숨 쉬고, 먹고, 자고 할 수가 없었다.
동학 도인들은
내포에
생명의 바람을 일으켰다
“풀 한 포기, 철따라 부는 바람, 벌레 한 마리조차 하늘님 아님이 없다”
그 신선한 바람에 내포 백성들은 소박한 꿈을 꿀 수가 있었다.
"세상 만물은 모두 평등하대유
남자와 여자, 아이와 어른, 주인과 종, 있는 자와 없는 자 할 것 없이
모두 평등하다네유
그러니 우리 모두 서로를 하늘로 모시자구유
또 하나 있어유
있는 자와 없는 자가 서로 도와야지유
돈 있는 자 돈으로, 지식 있는 자 지식으로, 몸 건강한 자 몸으로
서로를 도우면 되지유
이도 저도 안 되는 자는 마음만으로 열심히 기도 올리면 되는 거지유"
그들은 그렇게 소중한 생명의 씨앗을
내포 땅에 심었다.
씨앗은 뿌리를 내리고 잎을 드리웠다
그러나
채 십년도 지나지 않아
악의 무리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칼과 총을 디밀었다.
동학 도인들은 이들을 향해
죽창을 들었다.
“평화”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그 길에서 생명을 잃었다
<내포에 부는 바람>은
사람의 생명을 보듬고자 자신을 불살라 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염도 없이 곡소리도 없이 죽어간 자들의 이야기다
그들이 있었기에
나는 지금 이렇게 외칠 수 있다
“나와 당신은 한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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