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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

동이의 꿈(2회) - 유배지(2) 그러나 용담 계곡의 그 장관은 오래가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주문을 왼다, 천제를 지낸다, 검무를 춘다 하는 소문이 퍼져 나가자 경주 관아에서 관인을 보내 사람을 모아들이고, 가르치는 일을 일절 중지하라는 엄명을 내렸다. 섣달을 며칠 앞두고, 수운은 조용히 행장을 꾸려 애제자 중희만을 데리고 길을 나섰다. 백사길은 간 곳을 모르는 스승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집에서 주문 공부에 정성을 기울였다. 가끔씩 인편에 가르침을 담은 가사를 전해 오는 것으로 스승이 강건하심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해가 바뀌어 봄이 오고, 여름이 한창에 접어들었을 때 홀연히 스승이 대추나무 골 백사길의 집에 나타났다. 스승은 당신이 머무는 것을 일체 입 밖에 내지 말도록 당부하고 백사길은 그 말에 따랐다. .. 더보기
은월이(2회) - 자주의 깃발은 함성이 되어(2) 은월이 -자주 깃발은 함성이 되어 “영--영--옥--아!” 함성소리에 깜짝 놀란 은월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형제바위에 김석진이 아슬아슬하게 서 있었다. 포대를 감싸 안은 채 김석진은 다시 고함을 질렀다. 그의 목소리는 병풍에 둘러싸인 석바위 하나하나마다 부딪쳐 튕겨져 오르며 소용돌이 쳤다. 은월이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허공으로 손을 내밀어 김석진을 잡아 보려고 했다. 소용없었다. 김석진의 우렁찬 소리는 다시 소용돌이처럼 은월이의 온몸을 감쌌다. “이놈들 듣거라. 이 땅은 수천 년 얼이 새겨진 곳이다. 감히, 왜놈들이 들어올 땅이 아니다!” 은월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어 어디선가 함성소리가 북소리에 실려 들려왔다. “와-와-. ” 김석진의 외침은 계속되었다. “내가 죽어도 개벽은 영원하다!” .. 더보기
은월이(1회) - 자주의 깃발은 함성이 되어 갑신년(1894) 입춘 (음1월30일/양2월4일) 강경 포구는 하루 종일 배와 상인들로 북적여서 길바닥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노랑나비가 새겨진 자주색 깃발이 휘날리는 배의 수를 세던 금객주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는다. 한손에 장부를 움켜쥐고, 포구를 빠른 걸음으로 빠져나왔다. 시끌시끌한 포구의 소리는 점점 멀어졌다. 야트막한 등성이에 올라서자 아스라이 펼쳐진 염전이 한눈에 들어왔다. 바둑판처럼 가지런한 염전 한가운데쯤에 은월이가 보였다. 은월이는 소매를 걷어부치고, 치마도 동여맨채 소금을 자루에 담고 있었다. 금객주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은월접장!” 은월이는 금객주가 온 줄도 모르고 땀을 뻘뻘 흘려가며 소금을 담고 있었다. “아이고 깜짝이야.” “뭐하고 있습니까? 화창한 봄날에....” “비가 올.. 더보기
깊은 강은 소리 없이 흐르고 - 연재를 시작하며 (사진 : 장흥의 동학군 대접주 이방언 장군 판결문) 깊은 강은 소리 없이 흐르고 - 연재를 시작하며 봄햇살이 동백나무 잎새에 반지르하게 미끄럼을 타던 날, 평소 올곧은 역사교육을 위해 고향의 골목골목을 돌며 아이들에게 선조들의 자취를 찾아 혼을 불어 넣어주던 박병섭선생님께서 장흥으로 나들이를 주선해 주었다. 고은광순 선생님과 박맹수 교수님을 만나고 동학소설을 쓰겠다고 의지를 밝혔더니 늘 한결같이 국어교육에 대한 열망을 품어내는 동료 배선미샘도 동행해 주었다. 초등학교 근처에서 구두를 닦던 노인으로부터 장흥동학운동을 주도했던 증조할아버지인 이방언어른의 목소리가 얼마나 크고 우람했는지 전해 듣고 증조할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평생을 장흥동학농민혁명회를 이끌어온 후손 이종찬 어른댁을 방문하고서 고개가 절로 숙여.. 더보기
은월이 - 줄거리 은월이 -자주의 깃발은 함성이 되어 작품 줄거리 은월은 어릴적 은진현에서 난을 일으켰던 윤희옥에게 노랑 나비 수가 새겨진 자주 댕기와 동경대전을 받는다. 가슴속에 라는 말을 새기며 성장한다. 은월은 금객주와 강경포에서 무역을 하면서 동학 후견인 역할을 하는 기생 출신 40대 여성이다. 은월은 무장기포를 접하며 개벽을 예견하고, 연산을 중심으로 동학농민혁명을 준비해 나간다. 하지만, 연산접내에서 박영채 접주와 노선에 갈등을 빚는다. 영옥은 은월을 존경하며, 동학을 위해 머리를 내린 기생 자향이다. 기생 자향은 영옥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어릴 적부터 마음에 품은 김석진에 대한 애정을 포기하지 못한다. 김석진도 이미 혼인을 했지만, 영옥에 대한 마음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은월은 영옥과 김석진과 함께 .. 더보기
은월이 - 연재를 시작하며 은월이 연재를 시작하며 의로운 세상을 세우는 길에는 패배란 없다... 소설 속에 노랑 나비수가 새겨진 자주 댕기는 개벽이 계속된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노랑나비는 희망을 자주는 운명을 개척하며 계속전진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갑오년 동학혁명은 비록 실패했지만, 의로운 세상을 세우기 위한 사람들의 행렬은 끝임 없이 이어지고 있다. 죽음은 새로운 시작이 되는 것처럼 끝이 없다고 패배가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결국,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다. 연산전투의 역사적 진실이 세상 밖으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우금티 전투에서 패배한 후 남하한 동학 민중들은 흐트러짐 없이 다시 연산에 집결하여 대일 항전을 전개한다. 그들은 죽음도 두렵지 않았다. 육체적인 생명보다 더 소.. 더보기
겨울이 깊을수록 봄빛은 찬란하다(1회) - 임최소현 제1장 무릎에 닿는 봄추위가 뼈 속까지 시리다 날은 화창하고 맑았다. 하지만 입춘을 조금 넘긴 날의 아침 공기는 아직 차갑고 매서웠다. 우마차 여러 대가 동시에 지날 수 있을 만큼 넓은 육조 거리에 우뚝 선 광화문은 마치 칼을 찬 장수처럼 고압적이고 위풍당당하다. 어설픈 잡인들은 결코 이 문을 통과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날 선 공기를 가로지르며, 흰 두루마기를 갖춰 입고 말총갓을 눌러쓴 헌헌장부 아홉 사람이 (뚜벅뚜벅) 걸어들어 왔다. 그들은 임금이 계시는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앞쪽을 향해 긴장된 발걸음을 옮겼다. 맨 앞에 선 선비의 손에는 붉은 보자기로 싼, 상소문을 올린 상이 들려 있었다. 광화문 뒤로는 늠름하게 높이 솟은 인왕산이 한눈에 들어왔다. 사헌부 정문 앞과 그 맞은편에는.. 더보기
섬진강은 흐른다 - 줄거리 줄거리 광양 봉강에 사는 유석훈이 외가인 월포 앞 강물에서 재첩을 잡다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이것을 본 구동 젊은이 양계환이 물로 뛰어 들어가 구해준다. 그 자리에서 두 사람은 의형제를 맺고 징표로 서로의 은장도를 교환한다. 양계환은 친구 집인 봉강에 들렀다가 광양 민란으로 곤란에 처한 아저씨를 구례로 피신시켜 드린다. 그 후 구례로 오가다가 우연히 먼발치에서 임서엽 처자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임서엽의 집으로 청혼을 넣었으나 처첩을 거느린 아버지의 단정치 못한 행실로 인해 거절당한다. 양계환이 마음앓이를 하는 중에 동학 공부 하자고 친구들이 이끌어서 간 집이 구례 임서엽의 집이어서 깜짝 놀란다. 얄궂은 운명인지 유석훈도 임서엽을 좋아하여 두 사람은 사랑의 눈빛을 교환하더니 나중에는 결혼까지 하게 .. 더보기
꿈이 있더냐(1회) - 벅차오르는 희망, 동학의 뜻은 넓게 넓게 퍼져라 1장 벅차오르는 희망, 동학의 뜻은 넓게 넓게 퍼져라 “우리 지네 잡으러 가자-.” “그래 좋아, 가자, 가자.” 서당이 파하자 아이들이 떼지어 나왔다. 몇몇 녀석은 손에 주먹밥을 들고 헐레벌떡 튀어 나왔다. 책보를 허리에 묶는 둥 마는 둥 아이들은 짚신을 찾아 신기에 바쁘다. “나도 같이 가, 우리도….” 툇마루에서 상현이는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돌아가신 곽 할배가 자신들과 동무들을 가르쳤던 방에서 이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에게 주먹밥을 주는 것도 스승님에게 배웠고 그것을 만들어 주는 이도 매당댁에서 어머니와 자신의 아내로 바뀌었을 뿐 곽 할배가 하던 방식 그대로이다. “지네 잡으면 우리 뭐 할까?” “우리 엄니 줄 거다. 우리 엄니 요즘 돈 모아서 서책 만든다고 하시더라. 접장님들.. 더보기
꿈이 있더냐 - 줄거리 꿈이 있더냐 (가제) 줄거리 목천과 천안, 직산, 전의 등의 도인들이 힘을 모아 동학의 경전 이 목천 김은경의 집에서 발간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칠성이는 오가의 농간 때문에 사랑하는 연인, 연지를 일본광산업자에게 빼앗긴다. 그러다, 칠성이는 연지와 사랑을 나누던 곳에서 또다른 여인을 만난다. 바로 수련. 수련은 민란에 가담했던 부모를 잃고 이필제란을 지켜본 여인. 그러나 그때 자신을 돌봐주던 아저씨 또한 죽음을 맞이하고 우여곡절 끝에 칠성이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때는 원치않는 아이를 가진 몸. 엄동설한에 자신이 낳은 아이를 들여다보던 수련은 아이와 함께 생을 마감하려던 순간, 칠성이를 만나고.... 칠성이가 의지하는 이희인 접주. 대부호의 아들로 ‘더러운 관직에는 한발자국도 들여놓지 않겠다’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