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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내포에 부는 바람(1회) - 슬픈 혼인 날 1장. 슬픈 혼인 날 가야산을 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을 이름 하여 내포사람이라 하고 가야산 언저리 사람이라고도 하였다.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는 조정의 당파싸움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야산 북쪽에 위치한 태안 서산 면천 사람들은 나는 북인이유, 동쪽의 홍주 덕산 예산 사람들은 동인이유, 서쪽의 해미 사람들은 서인이유 하였다. 주위의 산들이라고 해봐야 거개가 비산비야로, 구릉진 언덕들이 조망조망 서로 손을 잡았다 놓았다 할 뿐이다. 내포. 그곳의 육지는 한없이 깊숙하게 파고드는 바다에 선뜻 제 몸을 내어 준다. 육지와 바다가 동고동락하며 수많은 포구들을 만들어냈다. 바닷길이 육로보다 더 발달한 시기, 한양이 지척이요 바다가 지천이요 땅 역시 풍성하였다. 한양의 세도가들은 앞 다투어 이 내포 땅에 .. 더보기
동이의 꿈(1회) - 유배지(1) 1장 유배지(1864년) “톡 톡 톡….” 동이는 며칠을 호되게 앓아 핼쑥해진 얼굴로 마당에 나와 하얀 비석치기 돌멩이를 발로 톡톡 찼다. 오늘은 꼼짝 말고 누워 있으라던 어머니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마을에 귀양살이 온다는 사람이 궁금하여 더 이상 누워 있을 수가 없었다. 몇 번을 달그락거리며 문고리를 잡고 망설이다가 기어코 일어나 마당으로 나왔다. 어젯밤 열이 올라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는 아들 동이를 걱정하던 해주댁은 남편과 두런두런 이야기했다. “나라에 큰 죄를 지은 사람이 경상도에서 우리 마을로 유배형을 받아 온다는데 글쎄 이웃에 있는 아전 댁에 거처하게 되었대요. 얼마나 큰 죄를 지은 사람이면 그 먼 경상도에서 여기까지 오는 건지, 원” “내일쯤 관아에 도착한다는데 이렇게 멀리까지 오는 걸 보니 .. 더보기
동이의 꿈 - 줄거리 수운 최제우가 동학을 펼치다가 순도하자 경주 부서의 접주였던 제자 백사길은 나라죄인이 되어 황해도 문화현으로 유배를 간다. 백사길은 당산나무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열 살배기 동이를 치료하게 되고 그 인연으로 주변의 아이들을 모아 글공부를 가르치게 된다. 풍천민란의 주모자로 몰린 자기의 상전이 처벌받게 되어 마을로 되돌아온 동이 외삼촌 준기는 마음을 주고 있었던 동네 처녀 길례가 환곡을 받으러 온 아전의 행패에 시달리다가 가족과 함께 야반도주한 사실을 알게 되고 홍경래난 때 정주성에 있었던 할아버지 얘기를 하며 세상이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고 분노한다. 준기는 동학도인 백사길에게 칼춤과 의술을 배우고 곤궁한 처지로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된 양반 출신 처자 수연은 백사길을 찾아 왔다가 동학을 받아들인다. .. 더보기
꿈이 있더냐(1회) - 벅차오르는 희망, 동학의 뜻은 넓게 넓게 퍼져라 1장 벅차오르는 희망, 동학의 뜻은 넓게 넓게 퍼져라 “우리 지네 잡으러 가자-.” “그래 좋아, 가자, 가자.” 서당이 파하자 아이들이 떼지어 나왔다. 몇몇 녀석은 손에 주먹밥을 들고 헐레벌떡 튀어 나왔다. 책보를 허리에 묶는 둥 마는 둥 아이들은 짚신을 찾아 신기에 바쁘다. “나도 같이 가, 우리도….” 툇마루에서 상현이는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돌아가신 곽 할배가 자신들과 동무들을 가르쳤던 방에서 이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에게 주먹밥을 주는 것도 스승님에게 배웠고 그것을 만들어 주는 이도 매당댁에서 어머니와 자신의 아내로 바뀌었을 뿐 곽 할배가 하던 방식 그대로이다. “지네 잡으면 우리 뭐 할까?” “우리 엄니 줄 거다. 우리 엄니 요즘 돈 모아서 서책 만든다고 하시더라. 접장님들.. 더보기
꿈이 있더냐 - 줄거리 꿈이 있더냐 (가제) 줄거리 목천과 천안, 직산, 전의 등의 도인들이 힘을 모아 동학의 경전 이 목천 김은경의 집에서 발간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칠성이는 오가의 농간 때문에 사랑하는 연인, 연지를 일본광산업자에게 빼앗긴다. 그러다, 칠성이는 연지와 사랑을 나누던 곳에서 또다른 여인을 만난다. 바로 수련. 수련은 민란에 가담했던 부모를 잃고 이필제란을 지켜본 여인. 그러나 그때 자신을 돌봐주던 아저씨 또한 죽음을 맞이하고 우여곡절 끝에 칠성이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때는 원치않는 아이를 가진 몸. 엄동설한에 자신이 낳은 아이를 들여다보던 수련은 아이와 함께 생을 마감하려던 순간, 칠성이를 만나고.... 칠성이가 의지하는 이희인 접주. 대부호의 아들로 ‘더러운 관직에는 한발자국도 들여놓지 않겠다’며 .. 더보기
내포에 부는 바람 - 연재를 시작하며 평화로운 세상에 살고 싶다 신록이 우거지고 새가 지저귀고 아름다운 꽃들이 천지를 감싸는 그런 곳은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인간이 인간을 해치지 않는 세상, 사람 때문에 사람이 죽는 법은 없는 세상 그런 곳에 살고 싶다. 맘 놓고 NO KNIFE, NO WAR, NO WEAPON을 외칠 수 있는 그런 세상에 살고 싶다. 후기 조선 내포지역에도 나와 같은 꿈을 꾸는 이들이 있었다. 사람들은 이들을 동학 도인이라고 불렀다. 그들은 인간이 하늘임을 알고, 모시는 자들이었다. 또 하나의 세력이 있었다. 조선을 집어 삼키려는 왜양 세력들 개인의 욕망을 위해 민중을 수탈하는 세력들 그들로 인해 조선의 백성들은 제대로 숨 쉬고, 먹고, 자고 할 수가 없었다. 동학 도인들은 내포에 생명의 바람을 일으켰다 “풀 한 포기, .. 더보기
꿈이 있더냐 - 작품을 시작하며 작품을 시작하며 -최제우와 최시형은 아비와 아들인줄 알았다 1. 정말 부끄러운 일을 하나 고백한다. 중고교시절 수업시간에 東學에 대한 설명에서 ‘민족종교를 창시한 최제우와 그를 이은 최시형’이라 들었을 때 사실, 난 두 지도자가 아비와 아들인줄 알았다. 아니라면 적어도 혈족관계는 될 것이라 생각했었다. 동학이 종교라 하기에, 내가 이땅에서 보고들은 종교는 당연히 자손으로 세습되어지기에 응당 그런 줄만 알았다. 정말 소가 웃을 일이다. 동학을 종교라는 틀 안에 가둘 때, 소가 웃을 일들이 이렇게 많이 벌어지는 것 같다. 2. 사람의 생각에 대해 고민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만나서, ‘당신의 생각이 무엇이었느냐’고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것도 무려 100년 하고도 다시 이십년을 거슬러 올라.. 더보기
작품 [님, 모심] - 1회 장일순과의 대담 장일순과의 대담(1988년 5월) 치악산은 얼마 전에 연둣빛 등허리를 드러내더니 신록이 나날이 짙은 윤기를 더해 가고 있었다. 꽃샘추위 뒤끝에 다사로운 봄 햇살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환한 이팝나무가 꽃잎을 터트리자, 덩달아 찔레나무와 아카시아나무도 꽃향기를 내뿜었다. 나무는 겨우내 향기로운 잎과 꽃을 준비해 두었을 것이다. 눈감고 가만히 숨을 들이쉬면 꽃향기가 맡아졌다. ‘이런 날엔 봄맞이 소풍이 제격인데….’ 유청은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오늘은 중요한 취재가 있는 날이다. 문화부장에게서 원주의 장일순이라는 분이 서울 인사동 갤러리 ‘그림마당 민’에서 서화전을 개최한다고 취재해 오라는 엄명을 받아 놓은 터였다. 장일순? 처음 들어본 이름이었다. 처음에 유청이 인터뷰를 요청하자, 장.. 더보기
작품 [님, 모심] - 작품개요 작품 개요 동학 2대교조인 해월 최시형은 수운 최제우가 1864년 참형을 당한 뒤로 숨어지내면서 은밀하게 동학을 다시 키워오고 있었다. 그러다 수운 최제우의 신원을 회복하자며 이필제가 영해에서 민란을 일으켰다. 그에 대한 조정의 탄압으로 해월은 강원도 태백산 속으로 숨어들어왔다. 강원도 사람들은 해월을 숨겨주면서 동학을 받아들였다. 해월은 영월과 정선을 중심으로 49일 기도와 제사의식을 통해 동학교세를 확장하고 조직을 튼튼히 하였다. 그리고 인제에서 동경대전을 간행하여 동학을 널리 퍼뜨렸다. 마침내 1894년 9월 기포령을 통해 전국의 동학도인뿐 아니라 국민의 1/3이 참가하였다. 강원도에서도 유시헌, 차기석 등이 참가하였다. 동학 혁명 실패 후 해월은 다시 강원도로 숨어들었다가 원주에서 잡혀 1898년.. 더보기
작품 [님, 모심] - 작가의 말 작가의 말 문화재청은 120년 전 동학군의 유골을 2015년 2월 16일 화장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동학소설 팀은 문화재청과 진도군청, 독립기념사업회 등 홈페이지에 철회를 요청하는 글을 올리고, 문화재청 앞에서 2인 시위를 벌이기도 하였다. 또한, 기자와 관련 전문가를 동원해 위협하기도 하고, 지인들에게 동참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진도 동학군의 유골은 역사에서 영원히 사라질 위기를 면할 수 있었다. 하늘의 그물은 성글지만, 어느 것 하나 빠져나가지 못할 만큼 촘촘하다는 노자의 말이 떠올랐다. 나와 다른 존재, 나와 우주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한 점이라고 생각한 나 자신이 얼마나 많은 존재와 연결된 큰 존재인지, 나 하나의 생각과 행동이 주변에 얼마나 큰 파문을 일으킬지 생각하게 되면서 새.. 더보기